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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다: GOMS 모델의 4가지 요소와 활용법 (정보처리기사 완벽 분석)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다: GOMS 모델의 4가지 요소와 활용법 (정보처리기사 완벽 분석)

    훌륭한 UI는 단순히 보기 좋고 아름다운 것을 넘어,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는가에 그 핵심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UI의 효율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여러 디자인 시안 중 어떤 것이 더 빠른 작업 시간을 보장할지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까요? 사용자의 감상이나 기획자의 직관에만 의존하는 대신, 사용자의 행동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모델이 있다면, 우리는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필요에 답을 제시하는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의 고전이자 핵심 이론인 ‘GOMS 모델’입니다. GOMS는 사용자가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예측하기 위한 강력한 분석 도구입니다. 이 모델을 이해하면, 우리는 왜 어떤 인터페이스는 빠르고 편리하게 느껴지고, 다른 인터페이스는 답답하고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정보처리기사 시험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GOMS 모델의 네 가지 핵심 구성 요소를 자세히 살펴보고, 구체적인 적용 예시를 통해 이 모델이 어떻게 UI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GOMS 모델이란?: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의 예측 모델
    2. GOMS의 4가지 핵심 요소 파헤치기
    3. GOMS 모델 적용 예시: 텍스트 단어 삭제하기
    4. GOMS 모델의 주요 종류들
    5. 마무리: 효율성 측정의 과학적 접근

    1. GOMS 모델이란?: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의 예측 모델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의 예측 모델

    GOMS 모델은 1983년 스튜어트 카드(Stuart Card), 토마스 모란(Thomas P. Moran), 그리고 앨런 뉴웰(Allen Newell)에 의해 개발된 인간 정보 처리 모델의 한 종류입니다. 이 모델의 이름은 네 가지 핵심 구성 요소인 **목표(Goals) , 조작(Operators), 방법(Methods), 선택 규칙(Selection Rules)**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GOMS의 핵심 목적은 특정 작업에 대해 **숙련된 사용자(Expert User)**가 오류 없이(Error-free) 작업을 수행할 때 걸리는 시간을 정량적으로 예측하는 것입니다.

    이 모델은 사용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인지적 과정과 실제 손으로 수행하는 물리적 과정을 여러 개의 작은 단위로 분해하고, 각 단위 행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합산하여 전체 작업 시간을 계산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실제 프로토타입이나 제품 없이도 설계 단계에서 여러 디자인 대안들의 수행 시간을 예측하고 비교 분석하여, 가장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GOMS의 기본 가정

    GOMS 모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 가정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이 모델은 사용자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는 ‘숙련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기능을 탐색하거나 학습하는 과정, 또는 실수를 저지르고 수정하는 시간은 계산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주로 콜센터 상담원의 데이터 입력 작업이나 문서 편집 작업과 같이, 반복적이고 절차가 명확한 과업을 분석하는 데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됩니다.


    2. GOMS의 4가지 핵심 요소 파헤치기

    GOMS 모델은 사용자의 행동을 네 가지 계층적인 요소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G – 목표 (Goals)

    목표는 사용자가 시스템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무엇(What)’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사용자의 최종적인 의도이며, “보고서 문장을 수정한다”와 같은 상위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특정 단어를 삭제한다”, “오타를 수정한다”와 같은 하위 목표들로 계층적인 구조를 가질 수 있습니다. GOMS 분석은 가장 먼저 사용자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O – 조작 (Operators)

    조작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자가 수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 행동을 의미합니다.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원자적인 행동으로, 인지적, 지각적, 운동적 조작으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어, ‘키보드에서 특정 키 누르기(Press key)’, ‘마우스로 특정 위치 클릭하기(Click mouse)’, ‘화면에서 특정 단어 찾기(Scan for text)’, ‘다음에 할 일을 결정하기(Think)’ 등이 조작에 해당합니다. HCI 연구를 통해 각 조작에 소요되는 평균적인 시간값이 미리 정의되어 있으며, 이것이 GOMS 모델이 정량적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반이 됩니다. (예: 키보드 키 누르기 ≈ 0.28초)

    M – 방법 (Methods)

    방법은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일련의 조작(Operators)들의 순차적인 묶음입니다. 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어떻게(How)’에 해당합니다.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어 삭제’라는 목표를 위해 ‘마우스를 사용한 방법(더블클릭 후 Delete 키 누르기)’과 ‘키보드를 사용한 방법(단축키로 단어 선택 후 Delete 키 누르기)’ 두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S – 선택 규칙 (Selection Rules)

    선택 규칙은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방법(Methods)들 중에서, 숙련된 사용자가 어떤 특정 상황에서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만약 ~이라면, ~한다 (If-Then)’ 형식의 규칙입니다. 예를 들어, “만약 손이 키보드 위에 있다면, 키보드를 사용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그렇지 않고 손이 마우스 위에 있다면, 마우스를 사용하는 방법을 선택한다”와 같은 규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선택 규칙을 통해 GOMS는 사용자의 상황에 따른 행동 패턴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3. GOMS 모델 적용 예시: 텍스트 단어 삭제하기

    GOMS 모델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텍스트 편집기에서 한 단어를 삭제하는 간단한 시나리오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최상위 목표(Goal): 텍스트에서 특정 단어를 삭제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각 조작의 소요 시간은 연구에 따른 평균값입니다.)

    • 방법 1: 마우스를 사용하는 방법
      1. 조작: 마우스 커서를 목표 단어로 이동한다 (1.1초)
      2. 조작: 마우스로 단어를 더블클릭하여 선택한다 (0.4초)
      3. 조작: 손을 키보드의 Delete 키로 이동한다 (0.4초)
      4. 조작: Delete 키를 누른다 (0.28초)
      • 방법 1의 총 예측 시간: 1.1 + 0.4 + 0.4 + 0.28 = 2.18초
    • 방법 2: 키보드를 사용하는 방법 (커서가 해당 줄에 있다고 가정)
      1. 조작: 단어 단위로 커서를 이동하는 단축키를 누른다 (예: 2회, 0.28 * 2 = 0.56초)
      2. 조작: 단어 선택 단축키를 누른다 (0.28초)
      3. 조작: Delete 키를 누른다 (0.28초)
      • 방법 2의 총 예측 시간: 0.56 + 0.28 + 0.28 = 1.12초
    • 선택 규칙: “만약 손이 이미 키보드 위에 있다면, 방법 2를 사용한다.”

    이 분석을 통해 우리는 키보드를 주로 사용하는 숙련된 사용자에게는 단축키를 활용한 방법이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약 2배 가까이 빠르다는 정량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텍스트 편집과 같이 반복적인 입력이 많은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단축키를 제공하는 것이 전체적인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설계 원칙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4. GOMS 모델의 주요 종류들

    초기의 GOMS 모델 이후, 사용 편의성과 분석의 정교함을 높인 여러 파생 모델들이 개발되었습니다.

    CMN-GOMS

    카드, 모란, 뉴웰이 제안한 최초의 모델로, 목표의 계층 구조와 선택 규칙까지 매우 상세하게 분석합니다. 가장 정확하지만 분석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KLM (Keystroke-Level Model, 키스트로크 레벨 모델)

    GOMS의 가장 단순화된 버전으로, 실용성을 높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모델 중 하나입니다. 목표, 방법, 선택 규칙은 생략하고 오직 조작(Operator)들의 나열만으로 작업 시간을 예측합니다. K(키 누르기), P(마우스 포인팅), H(손 이동), M(정신적 준비) 등 몇 가지 기본 조작자와 평균 시간값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누구나 비교적 쉽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NGOMSL (Natural GOMS Language)

    자연어와 유사한 형식의 정형화된 언어를 사용하여 GOMS 분석을 보다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모델입니다. 학습 시간 예측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PM-GOMS (Cognitive-Perceptual-Motor GOMS)

    인간의 인지, 지각, 운동 시스템이 병렬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모델에 반영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마우스를 움직이면서(운동) 동시에 다음 목표를 생각하는(인지) 상황을 분석할 수 있어, 더욱 정교한 시간 예측이 가능합니다.


    5. 마무리: 효율성 측정의 과학적 접근

    효율성 측정의 과학적 접근

    GOMS 모델은 UI의 사용성을 ‘편리하다’, ‘빠르다’와 같은 주관적인 감상이 아닌, 초(second) 단위의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수치로 평가할 수 있는 강력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합니다. 특히 반복적인 과업이 많은 전문적인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의 UI를 설계할 때, GOMS 분석을 통해 단 몇 초의 시간이라도 단축할 수 있는 최적의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수 있으며, 이는 전체적인 생산성 향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GOMS는 디자이너와 기획자의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UI 설계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

    적용 시 주의사항 및 한계

    GOMS 모델은 매우 유용하지만, 그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첫째, 이 모델은 ‘숙련된 사용자’의 ‘오류 없는’ 수행을 가정하므로, 초보자의 학습 과정이나 시행착오를 분석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둘째, 정해진 절차를 따르는 과업 분석에는 탁월하지만,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나 탐색과 같은 비정형적인 작업에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사용자의 만족도나 감성과 같은 질적인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수행 시간’이라는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따라서 GOMS 모델은 유일한 평가 잣대가 아니라, 사용성 테스트와 같은 다른 질적 평가 방법들과 함께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될 때 가장 큰 가치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 성공적인 UI의 탄생 과정: 6단계 UI 설계 프로세스 완전 정복 (정보처리기사 필승 전략)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직관적이고 편리한 UI는 결코 우연이나 번뜩이는 영감만으로 탄생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마치 잘 짜인 각본처럼, 명확한 목적 아래 체계적인 단계를 거쳐 세심하게 구축된 결과물입니다. 많은 프로젝트가 사용자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종종 이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검증되지 않은 가정이나 단편적인 아이디어에 의존하여 성급하게 디자인과 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UI 설계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무엇을 거쳐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갖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이 글에서는 정보처리기사 시험의 핵심 이론이자, 모든 실무 UI/UX 프로젝트의 근간이 되는 ‘UI 설계 프로세스’의 6단계를 순서에 따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 정의’에서 시작하여, 우리의 주인공인 ‘사용자 모델 정의’를 거쳐, 그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작업 분석’, 이를 시스템의 언어로 번역하는 ‘컴퓨터 오브젝트/기능 정의’, 마침내 아이디어를 실체로 만드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정의’,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올바른지 검증하는 ‘디자인 평가’까지. 이 6단계의 여정을 따라가며, 여러분은 막연한 아이디어를 사용자가 사랑하는 성공적인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견고하고 논리적인 설계의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목차

    1. 1단계: 문제 정의 (Problem Definition)
    2. 2단계: 사용자 모델 정의 (User Model Definition)
    3. 3단계: 작업 분석 (Task Analysis)
    4. 4단계: 컴퓨터 오브젝트/기능 정의 (Computer Object/Function Definition)
    5. 5단계: 사용자 인터페이스 정의 (User Interface Definition)
    6. 6단계: 디자인 평가 (Design Evaluation)
    7. 마무리: 반복과 순환의 프로세스

    1. 1단계: 문제 정의 (Problem Definition)

    모든 설계의 시작점

    UI 설계 프로세스의 첫 번째 단추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문제 정의 단계는 우리가 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Why)’를 설정하는 과정입니다. 비즈니스의 목표는 무엇인지, 시장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해결하려는 사용자의 고충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요 활동

    이 단계에서는 주로 프로젝트의 목표와 범위를 설정하기 위한 거시적인 분석이 이루어집니다. 이해관계자(Stakeholder) 인터뷰를 통해 비즈니스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시장 조사를 통해 경쟁 환경과 기술 트렌드를 분석합니다. 이전에 다루었던 3C 분석이나 SWOT 분석과 같은 기법들이 바로 이 단계에서 활용됩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는 바쁜 맞벌이 부부들이 저녁 식사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30분 안에 요리 가능한 밀키트 주문 서비스를 제공한다”와 같은 명확하고 구체적인 ‘문제 정의서(Problem Statement)’를 도출하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 목표입니다.

    왜 가장 중요한가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무의미합니다. 문제 정의 단계는 프로젝트라는 배가 나아갈 항구의 위치를 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해결할 가치가 없는 문제를 풀거나, 비즈니스 목표와 동떨어진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이후의 모든 과정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결국 실패한 프로젝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첫 단계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풀어야 할 문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2단계: 사용자 모델 정의 (User Model Definition)

    사용자를 깊이 이해하기

    문제가 명확해졌다면, 이제 그 문제를 겪고 있는 ‘누구(Who)’를 위한 솔루션을 만들 것인지 정의할 차례입니다. 사용자 모델 정의는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게 될 목표 사용자의 특성, 지식 수준, 행동 패턴, 그리고 그들의 목표와 동기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구체적인 모습으로 정의하는 과정입니다. 추상적인 ‘사용자’가 아닌, 살아 숨 쉬는 ‘한 사람’을 이해하는 단계입니다.

    주요 활동

    이 단계의 핵심 활동은 사용자 리서치입니다. 사용자 인터뷰, 설문조사, 관찰 등을 통해 사용자에 대한 정성적, 정량적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목표 사용자 그룹을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 즉 ‘페르소나(Persona)’를 만듭니다. 우리가 이전 글에서 예시로 들었던 “워킹맘 김지현(35세)”과 같이 구체적인 이름, 직업, 목표, 좌절점을 가진 페르소나를 정의함으로써, 우리 팀 모두가 동일한 사용자를 머릿속에 그리며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이 페르소나는 이후의 모든 설계 과정에서 “과연 김지현 씨가 이것을 좋아할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기준점이 되어 줍니다.


    3. 3단계: 작업 분석 (Task Analysis)

    사용자의 목표 달성 과정 분석

    우리가 누구를 위해 디자인하는지 알았다면, 이제 그들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How)’ 행동하는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작업 분석은 사용자가 특정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행하는 일련의 과정과 단계를 세분화하여 관찰하고 분석하는 활동입니다. 사용자의 현재 작업 방식(As-Is)을 면밀히 들여다봄으로써, 비효율적인 부분을 찾아내고 더 나은 작업 방식(To-Be)을 설계하기 위한 통찰력을 얻는 것이 목적입니다.

    주요 활동

    주요 활동으로는 사용자가 실제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거나, 인터뷰를 통해 작업의 순서와 이유를 듣는 것이 있습니다.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모든 과정과 감정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사용자 여정 맵(User Journey Map)’이나, 작업의 흐름을 순서도로 그리는 ‘태스크 플로우(Task Flow)’ 다이어그램을 작성합니다. 예를 들어, 페르소나 ‘김지현’씨가 ‘건강한 저녁 식사 준비’라는 목표를 위해 현재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마트 검색, 장보기, 재료 손질, 조리 등)를 분석하여, 각 단계의 문제점(시간 부족, 메뉴 고민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합니다.


    4. 4단계: 컴퓨터 오브젝트/기능 정의 (Computer Object/Function Definition)

    아이디어를 시스템의 언어로 번역하기

    이 단계는 사용자 세상의 언어(요구, 작업)를 컴퓨터 세상의 언어(데이터, 기능)로 번역하는 과정입니다. 작업 분석을 통해 파악한 사용자의 필요와 행동을 만족시키기 위해, 우리 시스템이 어떤 정보(오브젝트)들을 가져야 하고, 어떤 기능(Function)들을 제공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정의합니다. 이는 추상적인 사용자 요구를 개발 가능한 구체적인 명세로 바꾸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합니다.

    주요 활동

    이 단계의 핵심 산출물은 ‘콘셉트 모델(Conceptual Model)’입니다. 사용자의 작업 흐름에 필요한 핵심적인 정보 덩어리, 즉 ‘오브젝트’를 도출합니다. 밀키트 앱의 예에서는 ‘레시피’, ‘장바구니’, ‘주문 내역’ 등이 오브젝트가 됩니다. 그리고 각 오브젝트가 가져야 할 속성(예: 레시피의 조리 시간, 난이도)과, 오브젝트에 가해질 수 있는 행동, 즉 ‘기능’(예: 레시피를 검색한다, 장바구니에 담는다)을 정의합니다. 이를 통해 전체 시스템의 정보 구조와 기능 목록의 청사진이 만들어지며, 이는 이후 UI 설계와 데이터베이스 설계의 근간이 됩니다.


    5. 5단계: 사용자 인터페이스 정의 (User Interface Definition)

    추상적인 구조를 시각적 실체로

    드디어 앞선 모든 분석과 정의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직접 보고 상호작용할 ‘얼굴’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정의는 이전 단계에서 정의된 시스템의 구조와 기능을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화면에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구체화하는 모든 활동을 포함합니다.

    주요 활동

    이 단계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논의했던 다양한 설계 산출물들이 총동원됩니다. 먼저, 화면의 뼈대를 잡는 ‘와이어프레임’을 통해 정보의 배치와 레이아웃을 설계합니다. 그 위에 색상, 서체 등 시각적 디자인을 입혀 최종 모습을 보여주는 ‘목업’을 제작합니다. 그리고 이 화면들을 연결하여 실제처럼 상호작용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사용자 흐름을 검증합니다. 마지막으로, 개발팀에 전달할 최종 설계도인 ‘스토리보드(화면 설계서)’를 작성하여 모든 화면의 상세 명세를 문서화합니다. 이 단계는 가장 창의적이면서도, 가장 구체적인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6. 6단계: 디자인 평가 (Design Evaluation)

    가설을 검증하고 개선하기

    우리가 설계한 UI가 정말로 사용자의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는지, 사용하기에 편리한지 확인하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디자인 평가는 우리의 디자인이 단지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실제 사용자의 피드백을 통해 이 가설을 검증하고 개선점을 찾아내는 과학적인 과정입니다.

    주요 활동

    이 단계의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사용성 테스트(Usability Test)’입니다. 실제 사용자를 모집하여 우리가 만든 프로토타입이나 초기 버전의 제품을 사용하게 하고, 그 과정을 관찰하며 문제점을 발견합니다. “사용자가 30초 안에 원하는 메뉴를 찾을 수 있는가?”와 같은 과업 성공률이나 소요 시간을 측정하는 정량적 평가와, 사용자가 왜 특정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심층적으로 인터뷰하는 정성적 평가를 병행합니다. 여기서 발견된 문제점들은 다시 이전 설계 단계(와이어프레임, 프로토타입 수정 등)로 피드백되어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완성도를 높이는 데 사용됩니다.


    7. 마무리: 반복과 순환의 프로세스

    반복과 순환의 프로세스

    지금까지 살펴본 6단계의 UI 설계 프로세스는 폭포수처럼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경직된 과정이 아닙니다. 현대의 UI/UX 디자인 프로세스는 ‘반복(Iteration)’과 ‘순환(Cycle)’을 핵심으로 합니다. 마지막 디자인 평가 단계에서 발견된 문제점이 사실은 맨 처음의 문제 정의가 잘못되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우리는 과감하게 첫 단계로 돌아가 문제를 다시 정의하는 유연성을 가져야 합니다.

    이러한 순환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과 같은 디자인 사고 프로세스입니다. 문제를 깊이 탐색하여 발산하고, 핵심 문제에 집중하여 수렴하는 과정을 문제 정의와 해결책 도출 과정에서 각각 반복합니다. 중요한 것은 각 단계를 체크리스트처럼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의 본질적인 목적을 이해하고, 필요에 따라 이전 단계로 돌아가 가설을 수정하고 개선해 나가는 유연하고 반복적인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적용 시 주의사항

    이 프로세스를 적용할 때, 프로젝트의 규모, 시간, 예산 등 현실적인 제약 조건을 고려하여 각 단계의 깊이와 산출물의 상세 수준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프로젝트에서 모든 단계를 교과서처럼 거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은 기획자나 디자이너 혼자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를 포함한 팀 전체가 초기부터 함께 참여하고 소통할 때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